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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케냐

케냐에서 ‘야성의 엘자’를 만나다: 엘사미어



동아프리카 대지구대가 나라 주요 지형의 기초를 형성하고 있는 케냐에는 호수들의 물줄기가 가늘고 긴 리본처럼 북서부 나이로비로 길게 뻗어져 있습니다.

바링고 호, 보고리아 호, 나쿠루 호, 엘멘테이터 호, 나이바샤 호 그리고 남쪽에 있는 마가디 호수까지 케냐의 호수들은 야생동물들, 특히나 새들에게 중요한 서식 중심점이 되었습니다.

그 중 나이바샤 호수는 1883년 독일 동식물 연구가인 구스타프 피셔(Gustav Fischer)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곳의 명칭은 유럽인들이 잘못 발음되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나이바샤 호수를 찾은 방문객들이 스와힐리 포터(짐꾼)들에게 호수의 이름을 묻자 그들은 나이포샤라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단순하게 ‘호수’라고 말한 것이지요. 그 후에 유럽인들에 의해 발음이 살짝 변질되었고, 그리하여 지금의 이름인 나이바샤 호수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호수에서는 400여 종이 넘는 조류들이 발견되었고, 하마와 악어 또한 차가운 호수 아래에 많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동생물들이 있는 나이바샤 호숫가에 살았던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극적으로 성공을 거둔 책 ‘야성의 엘자’를 쓴 작가이자, 케냐의 가장 유명한 주민 중 한 사람인 조이 애덤슨(Joy Adamson)이지요.
 

1956년 케냐 북부에 있는 국립공원의 관리자였던 조이의 남편 조지 애덤슨(George Adamson)은 자신을 공격하는 암사자 한 마리를 사살합니다. 암사자가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을 공격한다는 사실을 모른채 말이지요. 그 이후 조지는 어미 잃은 새끼사자 세 마리를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되고, 애덤슨 부부는 세 마리의 새끼들에게 ‘루시티시아’, ‘더 빅 원’ 그리고 ‘엘자’라는 이름을 붙이며 기르기로 결정합니다. 세 마리의 새끼사자들이 성장하여 애덤슨 부부와 그들의 스태프들도 더 이상 다루기 힘들어져 키울 수 없게 되자, 그들은 그 중 큰 사자 두마리를 동물원으로 보냅니다. 하지만 막내 엘자는 남아 애덤슨 부부들과 함께 지내게 되고, 엘자는 조이의 열정이 되지요. 

때가 되자 애덤슨 부부는 엘자를 동물원으로 보내는 대신 자유롭게 풀어주기로 결정하고, 사냥과 혼자 야생에서 사는 방법을 가르치기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훈련이 성공하여 엘자는 성공적으로 야생으로 돌아간 첫 암사자이자, 야생으로 돌아간 이 후에도 계속 인간들과 교감을 유지하는 첫 암사자가 되었지요. 

예쁘고 수수한 툇마루식 방갈로로 된 애덤슨의 옛집은 이제는 엘사미어, 엘자의 집이라고 불립니다. 현재 엘자의 집은 야생동물 교육 센터와 함께 조이와 그녀의 남편이였던 야생동물 보호론자이자 사자 전문가로 알려진 조지에 관한 것이 전시 된 작은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엘자의 집은 다른 무엇보다 야생동물 연구가들을 겨냥한 곳이며, 만만찮은 연구소입니다. 방문객들도 그냥 방문할 수 있으며, 만약 정원 방갈로들이 연구원들로 다 들어차지 않았다면 하룻밤 묵는 것도 가능하지요.

오후 좋은 시간에 맞춰서 도착한다면, 호수 아래쪽 정원에 차려진 제대로 된 전통 영국식 홍차와 함께 샌드위치 그리고 계단식 스탠딩 위 하얀 도일리 페이퍼 위에 얹어진 홈베이킹 빅토리아식 스펀지 케이크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달콤한 유혹이 퍼져있더라도 음식에 집중하기 힘들어지게 하는 것이 있답니다. 바로 그 곳에서 살고있는 콜로부스 원숭이(Colobus monkey) 무리들 때문이지요. 원숭이들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나무, 지붕 위, 심지어 잔디 밭 가까이에 앉아 여러분이 먹는 모습을 바라보기도 하지요.

엘자의 집의 매력 중에 하나는 애덤스 부부가 살던 그 모습 그대로 똑같이 유지해 온 것입니다. 그래서 호텔 느낌보다는 가정집을 방문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지요. 이 곳의 스태프들은 매력적이며, 열정적인 어린이 손님이 숙박하는 것을 즐거워 합니다. 또한 그들은 평소 배운 연구원들보다 더 자랑스럽게 그들의 사자, 엘자의 소장품들을 설명할 수 있답니다.  

집 안에는 사자들의 사진앨범들과 메이킹 필름 그리고 사진액자들이 많이 있으며, 애덤슨의 소장 책들도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어 방문객들이 읽어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모든 연령의 방문객들은 친츠 커버 안락의자에 파고 들어 야생동물 관련 책들을 오후 내내 읽는 것은 물론 애덤슨의 거실에서 영화 ‘야성의 엘자’ 또한 감상하실 수 있어 영화 매력을 배로 즐길 수 있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관리자들이 여러분을 방갈로로 안내합니다. 그리고 가끔 하마들이 밤에 와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풀을 먹는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밤에는 방갈로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당부도 하지요.

그리고 이건 필자와 필자의 가족들이 확인한 사실이랍니다. 잠이 들 준비를 마치고, 우리는 밖에서 킁킁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요. 조심히 방갈로 문을 열어보니, 몇 발짝 앞에서 거대한 하마가 행복하게 풀을 뜯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우리 가족 모두 짜릿한 공포의 전율을 느끼며 잠에 들었습니다. 안락하게 느껴지는 영국풍의 엘사미어도 야생이 살아있는 아프리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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